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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PBR 뜻과 저평가 착각, 싼 주식이 늘 좋은 건 아니었다

by 정보박스100 2025.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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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숫자만 봤다.
PER 4배? 완전 저평가.
PBR 0.5? 이건 무조건 올라야지.
그렇게 생각하고 들어간 주식은
1년이 지나도 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더 떨어졌다.
그제야 깨달았다. 숫자는 단서일 뿐, 답은 아니었다.

1. PER이 낮은 게 좋은 거라고 배웠다

주식 초보 시절, ‘기초부터 배우자’는 생각에 재무제표 보는 법부터 공부했다.
그중 가장 자주 나오는 용어가 **PER(주가수익비율)**과 **PBR(주가순자산비율)**이었다.

당시 투자서적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 PER이 낮으면 저평가
  • PBR이 1 미만이면 싼 주식
  • 둘 다 낮으면 ‘바겐세일’ 같은 종목

나는 그걸 믿었다.
그리고 증권 앱에서 PER 5 미만, PBR 0.7 이하인 종목들을 검색했다.

그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국내 철강 제조업체.
PER 3.2, PBR 0.6, 배당수익률 4.5%
차트도 바닥권이었다.

‘이건 무조건 간다.’
나는 가진 돈 70%를 그 종목에 넣었다.

2. 숫자는 정직했지만, 나는 몰랐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도 주가는 요지부동이었다.
한때 3% 올랐다가 다시 하락했고,
결국 평균단가보다 12% 빠진 상태로 한 해가 흘렀다.

도대체 왜?

재무제표를 다시 열어봤다.
실적은 흑자였지만, 매출은 매년 감소 중이었고
사업보고서에는 "향후 업황 부진 우려"라는 문장이 반복되고 있었다.

더 깊이 알아보니,

  • 주요 수출처는 중국
  • 경쟁력 있는 신사업 부재
  • 원가율은 계속 상승 중

즉, 시장에서는 이미 미래성장이 없다고 판단한 회사였던 것이다.
PER과 PBR이 낮은 이유는 단 하나였다.
사람들이 사지 않기 때문.

3. PER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본다

나중에 제대로 배우고 나서 알게 된 사실:

PER = 현재 주가 ÷ 주당순이익(EPS)
즉, 이익이 적어도 주가가 싸 보이면 PER은 낮아진다.
하지만 이익 자체가 줄어드는 기업이라면 PER이 낮은 게 ‘싼 주식’이 아니라
**‘싼 이유가 있는 주식’**일 수도 있다.

게다가 주가가 하락하면 PER은 낮아지지만,
미래 수익이 줄어들면 그 PER도 무의미해진다.

나는 ‘3배짜리 PER’이 황금 숫자인 줄 알았지만,
사실 그건 기업의 정체성과 한계에 붙은 라벨이었다.

4. PBR도 마찬가지였다

그 기업은 PBR이 0.6이었다.
즉, 순자산 대비 주가가 60%밖에 안 된다는 뜻.
‘회사를 청산해도 지금보다 돈 더 남겠네’라는 착각이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순자산 중 많은 부분이

  • 오래된 설비
  • 재고 자산
  • 부동산 가치 불확실 자산

이런 것들이었고,
현금화가 어렵고 시장성도 떨어졌다.

PBR이 낮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었다.
그건 회사의 성장성이 낮거나,
시장 신뢰가 부족하다는 반증일 수도 있었다.

5. 숫자를 보되, 맥락을 봐야 했다

그 이후로 나는 숫자를 무조건 신뢰하지 않게 됐다.
PER, PBR은 참고는 되지만,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는 것.

이제는 PER이 낮으면 ‘왜 낮은지’를 먼저 본다.
PBR이 1 이하이면, 자산의 질과 업종 전망부터 체크한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한다.
투자란 숫자와 숫자 사이에 있는 맥락을 해석하는 일이다.

나중엔, PER 20 이상인데도 오르는 종목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그건 ‘비싸게 보이지만, 미래가치를 반영한 합리적인 가격’일 수도 있으니까.

경제개념 정리: PER과 PBR이란?

  • PER(Price to Earnings Ratio)
    = 주가 ÷ 주당순이익
    → 기업이 1년에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몇 배인지를 나타냄
    → 일반적으로 PER이 낮으면 저평가, 높으면 고평가라 보지만
    업종, 성장성, 일회성 이익 여부 등 ‘맥락’이 중요
  • PBR(Price to Book Ratio)
    = 주가 ÷ 주당순자산
    → 순자산 대비 주가가 얼마나 높은지를 의미
    → PBR 1 이하이면 ‘청산가치보다 싸다’는 의미지만
    실제 자산의 유동성, 업종 특성, 시장 신뢰도에 따라 해석 필요

PER·PBR은 참고 지표일 뿐, 모든 걸 설명해주진 않는다.
‘왜 이 숫자가 나왔는가’를 질문하는 게 진짜 투자자의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