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는 “올해 GDP 성장률 2.5% 예상”이라며 밝은 분위기를 전했지만, 내 통장은 여전히 어두웠다. GDP는 분명 올랐다고 하는데, 내 삶은 왜 더 팍팍해질까. 시간이 지나서야 알았다. GDP는 나라의 숫자였지, 나의 숫자는 아니었다.
1. 성장하는 경제, 제자리인 나
2025년 봄, 아침 뉴스에서 “한국 GDP 전년 대비 2.7% 상승”이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카페에서 라디오를 들으며 나는 커피를 삼켰다. 통장 잔고는 지난달보다 더 줄었고, 연봉은 그대로였으며, 월세 이체일은 내일이었다.
나라 경제는 성장했다고 하는데, 나는 왜 이리 초라할까. 내가 사는 세상과 뉴스 속 세계가 다르게 돌아가고 있는 기분이었다.
2. GDP란 무엇일까
집에 와서 스마트폰으로 ‘GDP 뜻’을 검색했다. 국내총생산이라고 하고, 일정 기간 동안 한 나라 안에서 생산된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 가치 총합이라고 나왔다. 경제학 교과서에서 본 적 있는 정의였다.
하지만 이상했다. 시장 가치의 총합이 늘면, 왜 내 지갑은 그대로일까. 더 찾아보니 GDP는 국가 전체의 경제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일 뿐, 개인의 소득이나 삶의 질을 보여주는 지표는 아니라고 했다. 그제야 조금 이해가 됐다. GDP는 나라의 성적표일 뿐, 내 삶의 성적표는 아니라는 걸.
3. 평균의 함정에 빠진 사람들
내 친구 재윤은 대기업에 다닌다. 올해 연봉이 올랐다며 회식을 열었다. 난 입사 5년 차 중소기업 직원이고, 성과급은 2년째 없다. 점심도 편의점 도시락으로 버티고 있다.
그래서 물어봤다. “우리나라 1인당 GDP가 3만 6천 달러 넘었다던데, 너는 그거 체감돼?”
그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건 평균일 뿐이야. 상위 몇 명이 전체를 끌어올려서 그렇지. 모래사장에 금덩이 몇 개 있으면 전체 평균 무게가 올라가는 것처럼.”
듣고 보니 정말 그랬다. 내 삶은 그 평균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4. 통계는 현실을 가리지 못한다
정부는 늘 수치로 설명한다. 소득 5분위 격차 완화, GDP 성장률 회복, 수출 증가율 상승. 하지만 내 주변엔 대출이 늘고, 교육비에 허덕이고, 노후 준비가 막막한 사람들뿐이다.
경제학자들은 GDP 외에도 국민총소득, 순국민소득, 인간개발지수 등 다양한 지표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런 말은 나와는 멀게 느껴진다. 나는 그저 월급날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사람일 뿐이다.
뉴스에서는 숫자가 오르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나는 점점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5. 나만의 경제 지표 만들기
나는 더 이상 뉴스에서 GDP가 오르면 기뻐하지 않는다. 오히려 걱정이 앞선다. 왜냐하면 GDP가 오르든 말든, 내 삶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기준을 만들기로 했다. 이번 달에 저축한 금액, 외식 횟수, 병원비 부담, 야근 없이 잠든 날의 수. 그런 것들을 적어보며 내 삶의 변화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국가의 GDP는 커질 수 있다. 그러나 그게 내가 잘 살고 있다는 증거는 아니다. 내가 느끼는 경제는 내 지갑과 내 시간, 그리고 내 일상 속에 있다. 내 삶이 좋아졌다고 느낄 때, 그게 진짜 성장이다.
경제개념 정리: GDP란?
GDP는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의 약자이며, 일정 기간 동안 한 나라 안에서 생산된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총합을 의미한다. 이는 국가의 경제 활동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이지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 수준을 직접적으로 반영하지는 않는다. 특히 ‘1인당 GDP’는 전체 GDP를 인구 수로 나눈 평균값이기 때문에, 상위 소득자의 수입이 높을수록 일반 국민의 실질 생활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