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수익률만 보고 투자했다.
‘누가 얼마나 벌었는지’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깨달았다.
수익은 불확실하지만, 손실은 확실하게 나를 흔든다는 것.
그제서야 나는 자산배분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돈을 굴리는 게 아니라, 돈이 나를 지키도록 구조를 바꾸는 일이 자산배분이었다.
1. 모두가 오를 거라고 했던 때
2021년, 모든 자산이 오르고 있었다.
주식, 비트코인, 부동산, 원자재까지.
뉴스는 매일같이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고,
유튜브는 “지금 안 사면 기회 없다”는 말로 가득했다.
그때의 나는 한 가지 자산에 ‘올인’해도 된다고 믿었다.
그게 주식이었다.
나는 생활비를 빼고 가진 현금 전부를 S전자, 2차전지 ETF, 미국 S&P500에 넣었다.
해외 주식도 새벽에 눈 부비며 매수했고,
친구들과의 대화는 전부 주가 이야기였다.
그땐 몰랐다.
내 투자 자산이 전부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걸.
2. 하나가 무너지자 전부 흔들렸다
2022년 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공포, 금리 인상이 동시에 찾아왔다.
S&P500은 하락했고, 나스닥은 급락했다.
국내 시장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나 둘씩 마이너스가 찍히더니,
내 계좌 전체가 **-22%**를 기록했다.
처음엔 기다렸다.
‘버티면 오른다’는 말을 믿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견딜 수 없었다.
내 모든 돈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퇴근하고 계좌를 열기가 무서웠고,
일상이 불안해졌다.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투자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수익을 키우는 게 아니라, 손실을 줄이는 일이라는 걸.
3. 자산배분이란 방패를 알게 되다
친한 선배가 내 계좌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넌 모든 자산을 주식에만 넣었네?
위험 자산 100%라서 흔들리는 게 당연하지.
자산배분이라는 걸 배워봐.”
나는 처음으로 ‘자산배분’이란 단어를 검색했다.
주식, 채권, 현금, 대체자산 등을 비율로 나누는 방식.
주식이 하락해도 채권이 방어를 해주고,
현금이 있으면 싸졌을 때 살 수 있는 유동성 여유가 생긴다는 구조였다.
익숙하지 않았지만,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내 자산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면
어떤 한 축이 무너져도 전체는 버틸 수 있다는 개념.
4. 비율보다 마음이 먼저다
나는 엑셀을 열고 내 자산 구성을 다시 설계했다.
- 주식 50%
- 채권 20%
- 금과 ETF 등 대체자산 10%
- 현금 20%
처음엔 이게 너무 소극적인 방식처럼 보였다.
‘이렇게 해선 수익이 안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주식이 빠져도 채권이 받쳐줬고,
현금 덕분에 공포장에서 싸게 매수할 기회도 생겼다.
단 한 가지 자산이 전체를 뒤흔드는 일은 다시 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계좌를 확인할 때 두려움이 사라졌다는 것.
그건 수익보다 더 큰 성과였다.
5. 투자자는 결국 살아남는 사람이었다
이제 나는 수익률 대신 내 계좌의 ‘탄탄함’을 본다.
얼마를 벌었는지보다,
시장이 흔들릴 때 나는 얼마나 덜 흔들렸는지에 집중한다.
친구 중 몇 명은 여전히 고위험 자산에 몰빵 중이다.
한 번은 40% 수익을 냈지만,
다음 달엔 60% 손실을 봤다.
나는 그렇게 극단적으로 오르내리는 그래프 대신,
완만하게 올라가는 곡선을 선택했다.
자산배분은 한 방을 노리는 전략이 아니다.
살아남는 전략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그게 가장 강한 전략이라는 걸 나는 이제 믿는다.
경제개념 정리: 자산배분이란?
자산배분(Asset Allocation)은 하나의 자산군에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여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낮추는 전략이다.
일반적으로는 아래와 같은 비율로 나눈다:
- 위험 자산: 주식, ETF 등
- 안정 자산: 국채, 회사채, 정기예금 등
- 대체 자산: 금, 부동산 펀드 등
- 유동성 자산: 현금, CMA 등
자산배분의 핵심은 ‘비율’보다 ‘상관관계’다.
즉,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자산을 조합하면,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