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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뜻과 실전 사례, 더 내라고 해서 냈더니 더 떨어졌다

by 헬스머니365 2025. 8. 3.

"주식을 더 드립니다. 다만, 돈을 조금만 더 내주세요."
처음 들었을 때, 난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회사가 성장을 위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거라면,
당연히 투자자 입장에서도 좋은 거라고 믿었다.
그게 유상증자였다.
하지만 돈을 더 낸 후 돌아온 건 떨어진 주가와 끝없는 후회였다.

1. "이 회사, 유증하네요!"라는 말에 설렜던 날

2023년 6월, 내가 주목하던 IT 소형주가
突如 공시 하나를 띄웠다.

[신주발행결정 공시]
유상증자 방식: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발행가: 3,200원
1주당 0.5주 배정

이해한 건 이거였다.
내가 1,000주를 보유하고 있으면,
500주는 새로 배정받을 수 있다는 것.
지금 주가는 4,800원인데,
3,200원에 신주를 살 수 있다?

‘이건 거의 할인 찬스네!’
나는 즉시 주식을 더 매수했다.
기준일 전까지 최대한 많이 들고 있으면
더 많은 신주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이 모든 과정이 ‘희석’의 시작이라는 걸.

2. 유증 권리락, 그리고 첫 번째 착시

며칠 뒤, 내 계좌에 표시된 종목의 주가는
한순간에 4,800원 → 3,600원으로 뚝 떨어졌다.

‘뭐지? 왜 갑자기 이렇게 빠졌지?’

놀라 검색해보니
“권리락 발생일: 기준일 이후 주가 조정 반영”
이라는 설명이 떴다.

즉, 새 주식을 싼값에 받을 수 있는 만큼,
기존 주가에도 ‘할인’ 효과가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난 여전히 기대했다.
어차피 더 싸게 살 수 있다면,
총 자산은 커질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내가 간과한 건 ‘유증 후 주가의 방향성’이었다.

3. 신주 인수권 청약, 돈을 더 냈다

그로부터 몇 주 후,
나는 신주 청약 안내를 받았다.

“당신은 500주의 신주 인수권이 있습니다.
인수금액: 총 1,600,000원 (3,200원 × 500주)”

갑자기 적금까지 깨서 돈을 마련했다.
‘지금 좀 힘들어도, 이게 기회야.’
나는 그렇게 160만 원을 계좌에서 송금했고,
며칠 뒤 ‘신주 배정 완료’라는 문구가 떴다.

총 보유 주식: 1,500주
평단가는 낮아졌지만,
총 투자금은 400만 원을 넘겼다.

그리고 그 이후, 주가는 멈추지 않고 하락했다.

4. 유증은 성장일까? 구조조정일까?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
이 회사의 유상증자 목적은
‘운영자금 확보 및 부채 상환’이었다.
설비 확장도, R&D도 아니었다.

즉, 회사가 급히 돈이 필요해서 주주에게 손을 내민 것에 불과했다.

그런데 나는
“더 많은 주식을 줄게. 싸게 줄게.”라는 말만 보고
호재로 착각했다.

실제로 유상증자는 두 얼굴을 가진다.

  • 성장자금 유치 목적 → 장기적으로 긍정적
  • 적자 보전, 채무 상환 목적 → 구조적으로 부정적

내가 투자한 회사는 후자였다.
그리고 시장은 정확히 그것을 간파했다.

유증 이후 3개월간,
주가는 다시 3,200원 → 2,100원까지 하락했다.
내 계좌의 평가손익은 -38%를 찍었다.

5. 돈을 더 냈지만, 더 줄어든 내 계좌

정확히 말하면,
나는 ‘더 투자한 결과’로 손실을 더 키운 셈이었다.

남들은 유증 전에 빠져나갔고,
나는 유증 때문에 주식을 더 사고,
돈도 더 넣고, 결국 더 큰 손실을 안았다.

그때 깨달았다.
유상증자는 주주에게 ‘기회’가 아니라
회사가 주주에게 구조적 부담을 나누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후 나는 유증 공시가 뜨면 다음을 먼저 확인한다.

  • 자금 사용 목적이 성장인가, 급한 자금 메우기인가?
  • 실적은 뒷받침되는가?
  • 경영진의 보유 지분은 유지되고 있는가?
  • 과거에도 유증을 반복한 이력이 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유증이라는 단어에 설레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경제개념 정리: 유상증자란?

**유상증자(有償增資)**는
회사가 돈을 받고 새 주식을 발행하여 자본금을 늘리는 행위다.
기존 주주에게 ‘신주 인수권’을 부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유상증자의 구조는 아래와 같다:

  • 기존 주주에게 일정 비율로 신주를 배정
  • 일정 기간 내 청약을 통해 돈을 납입
  • 납입 완료 후 신주 배정 및 상장

유증이 무조건 악재는 아니지만,
기업의 재무 상태와 유증 목적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성장성 확보, 설비 투자 목적 → 긍정적
  • 부채 상환, 운영 자금 조달 → 신중해야

또한 유증 이후에는
주가 희석, 권리락에 따른 가격 조정,
기존 주주의 지분율 하락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정리하며

유상증자는 말 그대로
"더 투자할 기회를 줄게"라는 회사의 제안이다.

하지만 그게 진짜 기회인지,
아니면 구조적 리스크의 분담 요구인지

투자자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나는 돈을 더 냈다.
그게 기회라고 믿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그때보다 더 가벼워진 내 계좌와 더 무거워진 교훈이었다.